아세안, 관세 문제 협의 위해 미국과 정상회담 개최 추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관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특별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자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아세안 회원국의 의견을 미국에 전달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시기, 트럼프 대통령 참석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며, 관세율이 25% 이상이 될 수 있고, 1년에 걸쳐 더 인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기존에 예상했던 4월 초 발표보다 이른 시점에 관세 부과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아세안 국가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세안은 2023년 기준, 미국과의 무역에서 약 2천억 달러(약 287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2023년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중국, EU,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컸고, 태국은 2017년 대비 2023년 대미 무역흑자가 343%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 등의 방안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 아세안의 정상회담 개최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만약 회담이 성사된다면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아세안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번 회담 추진은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따른 아세안 국가들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