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처방 사물탕의 난임 치료 효능, AI로 밝힌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부산대 약대 공동 연구팀은 한약 처방인 사물탕의 난임 치료 효능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령 생쥐의 난소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네 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적으로 불임증, 월경 불순, 갱년기 장애, 임신 중독 등 다양한 여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사물탕의 효능은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작용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사물탕은 수많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복합적인 작용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고령 생쥐를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서 사물탕이 난자의 질, 난포 수, 배아의 질, 임신율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물탕의 작용 기전을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령 생쥐에게 사물탕의 38가지 개별 성분을 4주 동안 투여한 후 난소 조직에서 RNA를 추출하여 전사체 데이터를 구축했다. 전사체 데이터는 유전자의 발현 정보를 담고 있어 세포 기능과 반응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구축된 전사체 데이터를 AI 기술에 적용하여 사물탕의 작용 기전을 분석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AI를 활용한 사물탕 작용기전 연구의 첫 단계로, 사물탕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성분 조합을 찾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는 난임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에 게재되었다.